오래전부터 미니멀리스트처럼 살고 싶은 희망은 있었지만 그렇게 살아오지는 못했다.
최근 사사키 후미오의 <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>를 읽고
본격적으로 필요 없는 물건들부터 정리해 보기로 했다.
그리고 물건을 새로 살 때는 더더욱 신중해지기로 했다.
아마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물건은 옷일 것이다.
옷을 잘 입지는 못하면서 옷을 좋아하고, 잘 입고 싶지만 못 입는 무한 굴레.
워낙 패션감각이 없다 보니 다 기본템 같은, 비슷비슷한 무난하고 단순한 옷들만 사는데
생각해 보니.. 그 비슷비슷한 무난한 것들을 왜 그렇게 많이 샀을까... 싶다...
옷, 책, 펜 순서로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...
책, 지식욕이 많아서 책도 많고.. 그중 사놓고 못 읽은 책도 많고..
캘리를 하면서 펜 욕심이 많아져서 펜도 많고..
다행히 액세서리는 좋아하지 않아서 몇 개 없고
화장도 잘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아서 화장품도 몇 개 없다.
가방은 좋아하지만 옷보단 욕심이 적고 많지는 않다.
내가 줄여야 할 항목은 옷, 책이 우선이고 다음으로는 *언젠가 쓸 것 같아서 둔 물건들*이다...
재봉틀을 배우며 소잉과 관련한 물건들도 많이 샀는데(천, 리본, 끈 등..) 이것들도 정리가 필요하다.
우선 버리기 아까워 보관했던 것들과, 새것 같지만 입지 않는 옷들을
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기로 했다. 내 옷과 가방, 남편의 옷들을 정리해서 기부했다.
그중 많이 망가진 옷은 버리기로 했다.
그 중 특히 소중했던 물건들은 사사키 후미오 작가처럼 사진을 찍어두기로 했다.
인생 첫 면접, 첫 취업 때 엄마가 사준 옷들이라 의미를 깊게 두어서 버리지 못했던 물건들이다.
(하지만 사진 또한 쌓이고.. 정리가 필요한데... 여기저기 드라이브에 쌓여있는 사진들은 언제 다 정리하나 싶다..)
1. 첫 취업 때 산 코트(2013년 구매)_ 사진으로 남기고 버렸다!
첫 회사 출근을 앞두고 엄마가 사준 코트.
엄마와 함께 백화점에서 여기저기 둘러보다, 올리브데올리브에서 입어보고 구매했던 추억이 있다.
스물세 살 때 사서 몇 년을 입다가 추억 때문에 아까워서 계속 보관해 두었는데.. 이제야 버릴 수 있었다.
사진을 찍어두고 버린다는 건,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.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? 싶은..
카라 털은 아직도 새것 같지만 옷감은 많이 해지고 낡았다. 카라 털의 부드러운 감촉 때문에 더 아까웠나..
2. 첫 면접 때 구매한 정장(2013년 구매)_ 기부완료!
스물셋에 첫 면접을 앞두고 엄마가 사주었던 정장. 내게는 의미 있고 추억도 있고.. 소중한 옷이다.
오래되었지만 몇 번 입지 않아서 옷감도 괜찮고 디자인도 예뻐서 계속 가지고 있었다.
이제 체형에 맞지 않고 입을 일이 없어서... 세탁소에서 드라이를 해서 보관했던 거라 기부를 했다.
3. 첫 취업 때 산 코트(역시 2013년쯤 구매..)_사진으로 남기고 버렸다!
이것도 첫 면접과 취업을 앞둔 때에 엄마가 선물해 준 것들이라 도무지 아까워서 버릴 수 없었던 옷들..
사용감은 있지만 디자인도 심플해서 여전히 입고 다닐 수 있는 옷.
이걸 샀을 땐 워낙 말랐을 때라.. 이제는 도무지 맞지 않는다...
언젠가 입을까 싶어서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기부하기에는 낡은 듯해서 결국 버리기로 했다.
4. 사놓고 한두 번 맨 체인 백, 새 책 몇 권, 사놓고 안 입은 새 블라우스나 청바지, 남편의 패딩 등 여러 가지와 함께 기부했다ㅎㅎ
그리고 미루고 미루던 양말도 정리했다.
낡고 늘어난 양말들을 모아 창틀 청소에 사용하고 버렸다. 나머지 양말은 잘 접어서 넣었다.
늘 대충 묶어 던져두었는데, 이제부터 한눈에 보이게 잘 정리해서 넣기로 결심!
한번 정리해 두면... 흐트러뜨리기 쉽지 않겠지?
개수를 줄이고 정리해 두니, 한눈에 보여 찾기도 쉽고 깔끔하고.. 좋은 것 같다.
내 꽉 찬 옷장도.... 여유 있게 줄여보고 싶다... 하지만 아직 옷들은 버리기가 힘들다...
이건 아주 예전에 소주잔을 포장했을 때 사용한 포장재료인데...
많이 남아서 못 버리고 있던.......
이것도 과감하게 버려야겠지?
당근에 올려봐야 하나 싶다...
버릴 것과 남길 것을 구분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.
나는 꽤 잘 버리는 편이다 보니, 그런 내가 남겨둔 것들은 언젠가 쓸 것 같은 생각이 든다.
그 마음을 버리는 게 어렵다.. 실제로 버렸다가 필요해져서 후회한 것들도 가끔 있기 때문에..
잘 사용하고 있지만, 그냥 집이 지저분해 보여서 버리고 싶은 물건들도 있다;;
집에 물건이 많을수록 청소하기도 힘들고.. 시간도 힘도 많이 든다는 것도 알고 있다..
나도 꼭 필요한 소중한 물건들만 남겨서 그 물건들을 더 소중하게 사용하며 살고 싶다.
깔끔하게 정돈된, 물건이 많지 않은 집에서 지내고 싶다..
일단 정말로 필요 없는 것들이나 중복되는 것들을
조금 더 과감하게 정리해야겠다..!!!
내일은.. 냉장고에 붙여둔 것들을 정리하고..
그다음엔 냉장고 옆에 넣어둔 이동식 팬트리를 정리해야겠다..
옷.. 은....... 조금만 기다려줘.......
더 성장한 미니멀리스트가 될 때까지...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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